Posted 2011/11/20 01:55, Filed under:
사색 상자
추억속으로 빠져드는 건 순식간이지만 그 속에 얼마나 머물게 될지는 기약할 수 없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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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1/09/25 22:01, Filed under:
암거나
요즘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있다.
책 중간에 좋은 싯구절과 아는 이름이 나왔다.
사랑한다는 것으로
- 서정윤-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서정윤은 대표작 [홀로서기]로 유명한 시인이자 대구 영신고등학교 교사이다.
나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2-3학년때 수업을 들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수업 내용이 좋았다거나 학생에게 잘 대해준 기억은 없고
예술가적 기질이 아주 충만했던 선생님이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두가지 정도 있는데...
하나는 우리 반에 선생님이 만날 때 마다 구박하는 아이와의 일화이다.
선생님은 그 아이를 매번 오른손으로 왼쪽 얼굴을 긁는다고 놀렸다. 바보같다고...
학생들은 웃기기도 한 그 버릇을 지적할 때마다 같이 웃고 넘기곤 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그 아이가
'선생님도 흘러내린 안경 올릴 때 오른손으로 왼쪽 테두리 잡아 올리지나요'
라고 맞받아 쳤다. 사실이었고 정확한 지적이었다.
반 아이들은 자지러졌고 선생님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셨던 거 같다.
기억이 확실치 않은데 그 아이가 많이 맞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두번째는 김따먹기 가위바위보다.
선생님은 김을 좋아했나보다.
보통 자습 중일 때 학생들 중에 김 있는 사람 있냐고 묻곤 했다.
김있다는 아이가 나오면 김을 가진 학생과 선생님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한장씩 먹는 것이 룰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많은 아이들이 그 게임을 선생님과 했고 선생님은 높은 확률로 더 많이 먹었다.
선생님의 이론인 즉슨, 사람은 가위바위보 중에 무심코 자기가 내게 되는 것이 하나 있게 마련이고
그것을 파악해서 이기는 것을 내면 높은 확률로 이긴다는 것이었다.
말 된다. 하지만 전략이 노출되면 안되는 법.
하루는 나도 그 게임을 신청했고 의도적으로 처음에 '바위' 만 냈다.
선생님은 몇번의 바위를 보고는 보를 내기 시작했고 난 그때부터 가위만 냈다.
김은 내가 더 많이 먹었고 선생님은 멋적게 돌아섰던 기억이다.
그때는 그게 상당히 통쾌하고 좋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 반찬을 걸고 한 게임이기 때문에 난 이길수 없는 경기였다. ㅎㅎ
아직도
오른손으로 왼쪽 안경테를 올리시는지 (혹은 왼손으로 오른쪽 안경테를...)
학생들의 주목을 받으며 자습시간에 김 따먹기를 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시는 참 좋다. 내가 기억하는 그 선생님이 쓴 것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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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1/08/19 18:46, Filed under:
암거나
재밌다. 정말 재밌다
나처럼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에게도 재밌을 정도면 대단한 방송이 아닌가 한다.
운전할 때 들으려고 아껴뒀는데
밤이 길어서 결국 틀어놓고 혼자 낄낄 거리는 중이다.
마치 연상 작용처럼 맥주와 라면이 땡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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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1/05/05 01:05, Filed under:
암거나
갑자기 중학교 때
시험기간이면 독서실에 가서 밤샘 공부한다고
합법적으로(?) 외박을 할 때
만난 형이 생각나다.
2000원을 내고 독서실에 입장한 후 가장 좋은 구석자리를 확보한 후
당연히 친구들과 난 밖으로 나갔다.
바로 옆에 있는 오락실과 오락실 위층에 있는 당구장,
그리고 걸어서 10분거리의 노래방을 모두 가고
돌아오는 길에 떡볶이라도 사먹으면 시간은 10-11시가 된다.
이제 슬슬 돌아가서 포커 칠 시간이다.
생각해봐라.
중학생들이 치는 독서실 포커가 얼마나 시끄러울지 ㅎㅎ
우린 정말 공부하러 온 고등학생 형들한테 불려나가서 수없이 맞았고 쫓겨나기도 했지만,
그짓을 그만두진 못했다. 이유는 하나다, 재밌기 때문에.
우릴 겁주던 형 중에 기억나는 대학생 형이 한명 있다.
그형은 한창 열올리며 노름을 하고 있는 우리 자리에 와서 아주 쎄게 나왔다.
"이 X만한 새끼들 독서실에서 노름을 해? 다 따라나와!"
꽤 덩치도 좋았고 한다리 건너면 알만한 고삐리 형도 아니어서 우린 잔뜩 쫄아서 따라 나갔다.
나가서 맞기 좋게 일렬로 죽 서서 어딜 때릴까...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왠걸 훈계랍시고 끝없이 이야기를 한다.
우린 그 형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었고 그 와중에 그 형은 훈계에서 슬슬 자기 이야기로 화제를 옮기기
시작했을 때, 난 깨달았다.
'아... 이 양반이 심심했구나....'
중학생들한테 왜 그런 이야기까지 했는지 모르겠는데 대충 생각나는 건
자기가 대구에 있는 무슨 대학교 다니고,
집은 그 독서실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졌고,
왜 그 멀리까지 오느냐하면 부모님이 혹시나 찾아올 걱정이 없기 때문이고,
자기는 한달에 학원다닌다는 명목으로 100만원씩을 삥땅치고 있다...
정도이다.
난 대학생이 왜 학교를 안가고 학원비를 받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는 귀에 들어지 않았다.
중요했던 건 기껏해야 참고서 산다고 3000원 삥땅치고 만원짜리 한두장이면
밤새도록 신나게 놀러다니던 우리에게
매달 100만원씩 삥땅친다 사실이었고 그런 면에서 그 형은 정말 대단했다.
우린 눈에 하트를 그려가며 그 형의 삥땅친 돈을 매달 어디에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내 기억에 그날은 돌아와서 조용히 잤던거 같다.
대학생한테 맞을까봐 무서워서 그냥 잤는지 그 형을 부러워 하느라 그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일 후로 그 형을 거의 매일이다 싶게 그 독서실 근처에서 봤다.
마주치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끄덕' 하고 인사하고 지나가곤 했는데
항상 혼자였다. 그 형은. 그렇게 부자면서.
중학교 때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은 딱 그모습이다.
삥땅 많이 칠 수 있고 매일 외박할 수 있는...외로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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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0/11/23 00:56, Filed under:
암거나
정확히 11시 40분에 Entourage 시즌 6 에피소드 11을 틀면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라면을 다 먹어가는 시점에서 배가 아직 덜 배부르다고 판단을 내렸다.
햇반을 자연스레 데우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말 그대로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그 순간 에피소드 11이 끝났고 바로 에피소드 12가 시작됐다.
인트로가 나오는 동안 샤샤삭 그릇을 다 치워버리고 아직 인트로가 안끝난 것을 확인한 후
디저트로 사과를 먹을까 커피를 먹을까 고민했다.
사과는 귀찮고 커피는 오늘 이미 세잔을 마신것을 기억하고는
두손을 가볍게 다시 착석
E는 약혼을 하고
거북이는 여자친구를 잃고
드라마는 방송국 종신계약을 하고
빈스는 영화 찍으러 갔다.
아리는 회사를 인수하고
로이는 에이전트가 됐다.
그리고 난
새벽 1시에 만삭의 배를 하고 이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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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0/09/20 04:36, Filed under:
암거나
반주를 곁들여서 저녁을 먹고
개콘을 보다가 기분좋게 잠들었다가
새벽 3시에 깼다.
보통 때라면 어긋난 리듬에 살짝 짜증이 났을테지만
지금은 9일 추석연휴 중 고작 3일차.
창밖 빗소리도 부드럽고 기분좋게 들리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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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0/08/18 12:57, Filed under:
암거나
요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서 bay area에 뜨고있는 philz coffee를 얼마전에 친구 소개로 갔다.
보통의 커피숍처럼 커피를 만들때 적당한 원두를 갈아서 에스프레소 기계로 만들지 않고
아주 신선한(!) 원두를 일종의 드립커피처럼 내려준다.
그냥 커피를 시키면 거품이 부글부글 거리는게 원두가 정말 좋아보이는 것 뿐아니라
medium sweet이라고 한마디 덧붙여주면 마치 다방커피처럼 섩탕 프림을 적당히 넣어서
달달하고 부드러운 커피를 먹을 수 있어서 비록 차타고 20분은 가야 하지만
일주일에 너댓번씩 갔다.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마지막 날이랍시고 적당히 일을 빨리 마친 후에 이번 출장의 마무리는 뭘로 할까 생각 하던 중
'그래 마지막으로 philz 가서 커피나 한잔 하자' 에 이르게 됐다.
운전하는 내내 이번엔 뭐먹지 뭐먹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여러가지 블렌딩한 커피 종류가 꽤 많다)
'그래 마지막 날이니까 호사를 좀 부려서 오늘은 블루 마운틴!'
보통 커피들이 3.25 - 3.75불이라면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은 7-10불의 TOP랄까 ㅎㅎ
기분좋게 주문하고, 부글부글 하는 커피를 '쌩유~' 와 함께 받아들고서는
과연 커피의 제왕이라는 블루 마운틴은 어떤 맛일까....라는 부푼 기대에 한모금 마셨는데
이게 왠걸...
너무 독하고, 쓰다-_-
다방 커피 혹은 스타벅스 라떼에 길들여진 나의 싸구려 미각으로는
비싼 커피가 별로 구나... 싶더라.
그래도 비싼 녀석이라 꿋꿋하게 먹었는데 3분의 2정도 마시고 버렸는데
지금 오랜만에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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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0/08/17 17:59, Filed under:
암거나
요새 아무리 facebook이니 twitter니 해도
난 여기가 계속 생각나더라.
1년 넘게 닫아놨으니 이제 구독자도 없어지고 방문자도 없어졌겠지.
오히려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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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09/04/20 23:59, Filed under:
북클럽
blink
무언가를 봤을 때의 첫인상, 첫느낌. 그 찰나의 2초에 대한 책이다.
결론은 2초는 대단하다. 하지만 너무 과신하지 마라. 그리고 2초는 대단하다.
괜찮은 책이다.
lolita
뉴욕에서 꼬부랑 말로 된 책을 호기롭게 샀지만 결국 몇 페이지 못 읽고 전시용이 되버린 책.
영어는 소설이 더 어렵다.
The Road = lilita
내게는 이름이 없다
위화의 단편집. 위화의 다른 소설들을 잘 봐와서 이 책도 주저없이 골랐다.
이게 왠걸. 별로잖아. 단편이 장편보다 더 어려운 기분이다. 쓰기도 읽기도...
brida
파울로 코엘료 아저씨의 신간. 꼬부랑 말 소설이지만 코엘료 아저씨 특유의 냄새를
끝까지 잘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연금술사, 순례자 등과 비슷한 느낌.
아무래도 코엘료 아저씨는 내 스타일이야.
바리데기
덕수 결혼식 때 대구가면서 읽으려고 챙겨 나간 책. 기차 안에서 커피와 함께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고
10분정도 지난 순간 '왠진 익숙한 내용인데....아차 본 책이구나-_-'
코엘료의 '포르토벨로의 마녀'도 두권이고 위와의 '살아간다는 것'도 두권인데 바리데기도 두권이구나.
나이가 들어가니 읽은 책인지도 모르고 책을 마구닥 산다.
기차에서 결국 심심해서 다시 봤다.
오! 수다
역시나 좋아라 하는 오쿠다 히데오 아저씨의 단편집. 짧고, 임팩트 있고, 유쾌하다.
완전한 자유
이 시대의 선인 크리슈나무르티의 대표작. 이 책을 읽으려고 몇달간 소설책으로 머리를 달랬다.
그만큼 쉽지 않은 책이라 생각하며. 하지만 너무 허접한 번역에 실망해서 1/3정도 읽고 덮었는데
이 또한 나의 비겁한 번명이겠지. 다시 도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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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09/03/30 12:15, Filed under:
맛집
여차저차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게 됐다.
이 친구들은 한국과는 다르게 '회식'이라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점심도 각자 알아서 슈슉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저녁을(그것도 금요일 저녁을!) 같이 먹는 건
정말 드문 일이라고 한다.
난 내심 어디 멋진 곳을 알려줄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피자' 먹으러 간다는 말에 좀 실망했다.
난 피클이 없으면 피자를 잘 못먹는데, 미국에서 피클 달라고 하면
'뭐? 뭐라고? 피클이 뭐야?' 라는 대답만 들어와서
이 나라는 피클이 없는 무식한 나라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10명이 가는 저녁식사를 피자 싫다고 마다할 수는 없는 법. 따라 갔다.
소호 어딘가에 위치한 피자 집인데, 가는 내내 피자집에 대한 칭찬이 자자 하다.
'지금 가는 피자 집이 뉴욕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야.
근데 너 세계에서 뉴욕 피자가 제일 맛있는 거 알지?
그럼 뭐? 지금 가는 집이 세계에서 제일 맛있다는 말이라구
몇몇 이태리 놈들은 지들이 피자를 제일 잘 만든다고 하는데
우리가 이태리에서 피자 만드는 기술을 가져와서 예술로 승화시켜버렸어 하핫'
뭐 이런 식의 대화였던 거 같다.
짧은 영어로 대충 알아듣고 '니 진짜 웃긴다 ㅎㅎㅎ' 하고 넘겼다-_-
막상 피자 집에 도착하니, 음 포스가 남다르다.
길게 늘어선 줄(우린 다행히 예약을 했다),
피자를 굽는 빨간 벽돌로 된 화덕,
'우린 카드 안받으니까 현금으로만 내셈'이라고 적힌 프라이드 가득 담긴 안내문, 등등.
약간씩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10명이서 피자를 5판 시켰다.
다들 알겠지만 내가 사진을 안찍어서 구글링에서 훔쳐온 피자 사진은 대충 이런 모양..

아주 얇은 빵과 정갈한 토핑들 - 한국에선 좀 너저분한 기분인데 치즈+토마토소스+토핑 두개
(양파랑 햄 이런식으로) 만으로도 충분한 맛을 내는게 좀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최고로 맛있었다.
애들이 자랑할 만 하고,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릴 만 했다 ㅎㅎ
뉴욕 갈 땐 한번 들러볼 만 한 집인듯...
위치등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http://www.yelp.com/biz/lombardis-pizza-new-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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